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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말 안 듣는 행동’, 뇌 발달 때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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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웨이브  0 Comments  83 Views  25-04-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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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아이에게 “왜 말을 안 듣니?”, “도대체 왜 그랬어?”라는 말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사실상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들은 아직 뇌의 구조상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장미현 교수는 “아이의 전두엽은 만 7세가 넘어야 본격적으로 기능하기 시작한다”며 “특히 만 3~5세의 경우 감정을 조절하거나 문제 상황을 스스로 분석하는 능력이 매우 미숙하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아이가 장난감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은 단순한 버릇 없음이 아니라, 뇌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충동성과 공격성이 눈에 띄는 시기는 만 2~4세 무렵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유 없는 떼쓰기나 고집처럼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세상을 이해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행동을 ‘잘못된 것’으로 단정하고 바로 혼내거나 무시할 경우, 아이의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문제 행동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의 행동은 ‘교정해야 할 잘못’이 아니라 ‘도와줘야 할 발달 단계’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아이의 행동을 바르게 이끌기 위해서는 3단계 반응법이 효과적이다. 첫 번째는 감정 확인이다. “화났구나”, “속상했겠다”처럼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인정해주는 것이 시작이다. 이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 안정감을 갖게 한다. 두 번째는 대화 유도다. “그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며 문제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하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제 장난감을 다시 줄래?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와 같이 선택권을 주면 아이는 스스로 결정했다는 자율성과 함께 책임감을 배울 수 있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이런 이상적인 반응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부모 역시 지치고 감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동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자세’다. 소리를 지르거나 체벌하는 방식은 일시적인 통제를 가져올 수 있지만, 아이의 두려움만 키울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와 아이 모두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면, 평소 부모의 감정 관리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하루 10분만이라도 ‘아이와의 온전한 놀이 시간’을 갖는 것이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이 시간 동안은 스마트폰도 끄고, 아이에게 전적으로 집중해주는 것이다. 이는 아이에게 ‘나는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을 심어주며, 문제 행동의 빈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부모교육 전문가 정가윤 소장은 “아이의 말 안 듣는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며 “그 이유를 찾으려는 노력 없이 혼내기만 하면 아이는 부모를 두려워하게 되고, 결국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고 지적했다.

육아는 정답이 없는 여정이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려는 태도는 정답에 가까운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 수 있다. 오늘도 아이가 떼를 쓰고, 말을 안 듣는다면 그 행동 뒤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먼저 들여다보자. 그곳에 아이의 감정과 성장의 실마리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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