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질, ‘빛 관리’가 결정한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와 신체의 회복, 면역 기능 강화, 호르몬 조절 등 생리학적으로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현대인의 생활 환경은 과도한 인공조명과 전자기기 사용으로 인한 빛 노출 증가로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
우리 몸의 생체시계인 서카디안 리듬은 빛에 의해 조절된다. 낮 동안 햇빛을 충분히 쬐면 뇌 속 시상하부의 시교차상핵(SCN)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각성을 유도한다. 반대로 밤에는 어둠이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해 수면이 시작된다. 그러나 스마트폰, TV, 컴퓨터 등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수면을 늦추고 얕은 잠을 유발한다.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자기 전 2시간 동안 청색광 노출을 줄인 사람들은 평균 21분 더 빨리 잠들고, 렘수면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청색광 차단뿐 아니라 낮 동안의 자연광 노출도 중요하다. 낮에 충분히 햇빛을 쬐면 멜라토닌 분비가 낮 시간에 억제되고, 밤에는 더 빠르고 강하게 분비된다. 이는 ‘수면 압력’을 높여 깊고 안정적인 수면을 가능하게 한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에서는 낮에 최소 30분 이상 외부 활동을 한 사람들의 수면 효율이 83%로, 실내에 머문 사람들의 75%보다 높았다.
전문가들은 수면 환경 조성 시 조명의 색 온도와 밝기를 조절하는 것을 권장한다. 밤에는 따뜻한 색(2700K 이하)의 조명으로 바꾸고, 밝기를 낮추면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된다. 침실은 가능한 한 완전히 어둡게 유지해야 하며, 암막 커튼이나 안대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취침 1~2시간 전에는 스마트폰, TV, 태블릿 사용을 줄이고, 필요한 경우 블루라이트 차단 필터를 사용할 수 있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패턴도 필수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면 서카디안 리듬이 안정돼 잠들기 쉬워진다. 여기에 명상, 호흡 운동, 스트레칭, 따뜻한 샤워 등 심리적 긴장을 완화하는 루틴을 추가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결국 수면의 질은 빛 노출 관리에 크게 좌우된다. 낮에는 충분한 자연광, 밤에는 최소한의 조명과 청색광 차단이 핵심이며, 이는 숙면뿐 아니라 장기적인 정신 건강과 신체 회복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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