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한 벌이 남기는 7천 리터의 발자국, 패션 뒤에 가려진 환경의 대가
청바지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어디서나 사랑받는 의류다.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옷장 속에 최소 한 벌쯤은 가지고 있을 만큼 대중적인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렇게 흔한 청바지 한 벌이 지구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가 무심코 입는 옷 한 벌이 수자원 고갈, 토양 오염, 해양 미세플라스틱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물 사용량이다. 청바지 한 벌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물은 평균 7천 리터 이상이다. 국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성인 한 사람이 7년간 마실 수 있는 물에 해당한다. 청바지를 생산하기 위해 면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물이 소요되고, 인디고 염색과 워싱 과정에서 또다시 엄청난 양의 물이 사용된다.
특히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와 같은 주요 생산국들은 이미 심각한 수자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현지 농민들은 의류 공장이 강물을 오염시킨 탓에 농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해 생계를 잃고 있다.
청바지 생산은 단순히 물 사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염색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수에는 납, 카드뮴, 수은과 같은 중금속이 포함된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방글라데시 다카 지역의 하천에서 청바지 공장에서 흘러나온 염료 성분을 다량 검출했다. 이 물은 정화되지 않은 채 강으로 유입돼 주민들의 식수원과 농업용수로 재사용된다. 결과적으로 현지 주민들의 피부질환, 호흡기 질환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암 발병률까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문제는 소비국에도 돌아온다. 청바지를 세탁할 때 발생하는 미세섬유 때문이다. 합성섬유가 섞인 청바지를 세탁하면 미세한 섬유 조각이 하수로 흘러 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완전히 걸러지지 못한 섬유는 결국 바다로 이동한다. 국제 환경과학 저널(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해양 미세섬유의 35% 이상이 의류 세탁에서 비롯된다고 보고했다. 이렇게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의 몸속에 들어가고, 다시 인간의 식탁으로 돌아온다.
다행히 변화의 조짐도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리바이스(Levi’s)는 ‘워터리스(Water<Less)’ 공정을 도입해 기존보다 물 사용량을 최대 96%까지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또 H&M, 자라(ZARA) 등 대형 패스트패션 기업들도 유기농 면, 재활용 섬유를 사용하는 ‘지속가능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20% 미만이다.
한국에서도 친환경 패션 소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세컨드 핸드 패션’이 일상화되고 있다. 온라인 중고 플랫폼에서는 청바지 재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청바지를 수거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캠페인도 확산 중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패스트패션의 무분별한 소비는 결국 환경 파괴로 이어진다. 옷을 오래 입고, 필요 없는 옷은 중고 거래나 기부로 순환시키는 것이 지속 가능한 패션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청바지는 단순한 유행 아이템이 아니라 환경에 막대한 비용을 남기는 제품이다. 앞으로의 패션은 ‘멋’을 넘어 ‘윤리’와 ‘지속가능성’을 함께 담아내야 한다. 소비자의 선택이 결국 패션 산업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될 것이다.
기사제보 : news@presswaveon.com ㅣ 프레스웨이브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물 사용량이다. 청바지 한 벌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물은 평균 7천 리터 이상이다. 국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성인 한 사람이 7년간 마실 수 있는 물에 해당한다. 청바지를 생산하기 위해 면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물이 소요되고, 인디고 염색과 워싱 과정에서 또다시 엄청난 양의 물이 사용된다.
특히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와 같은 주요 생산국들은 이미 심각한 수자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현지 농민들은 의류 공장이 강물을 오염시킨 탓에 농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해 생계를 잃고 있다.
청바지 생산은 단순히 물 사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염색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수에는 납, 카드뮴, 수은과 같은 중금속이 포함된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방글라데시 다카 지역의 하천에서 청바지 공장에서 흘러나온 염료 성분을 다량 검출했다. 이 물은 정화되지 않은 채 강으로 유입돼 주민들의 식수원과 농업용수로 재사용된다. 결과적으로 현지 주민들의 피부질환, 호흡기 질환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암 발병률까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문제는 소비국에도 돌아온다. 청바지를 세탁할 때 발생하는 미세섬유 때문이다. 합성섬유가 섞인 청바지를 세탁하면 미세한 섬유 조각이 하수로 흘러 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완전히 걸러지지 못한 섬유는 결국 바다로 이동한다. 국제 환경과학 저널(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해양 미세섬유의 35% 이상이 의류 세탁에서 비롯된다고 보고했다. 이렇게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의 몸속에 들어가고, 다시 인간의 식탁으로 돌아온다.
다행히 변화의 조짐도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리바이스(Levi’s)는 ‘워터리스(Water<Less)’ 공정을 도입해 기존보다 물 사용량을 최대 96%까지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또 H&M, 자라(ZARA) 등 대형 패스트패션 기업들도 유기농 면, 재활용 섬유를 사용하는 ‘지속가능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20% 미만이다.
한국에서도 친환경 패션 소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세컨드 핸드 패션’이 일상화되고 있다. 온라인 중고 플랫폼에서는 청바지 재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청바지를 수거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캠페인도 확산 중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패스트패션의 무분별한 소비는 결국 환경 파괴로 이어진다. 옷을 오래 입고, 필요 없는 옷은 중고 거래나 기부로 순환시키는 것이 지속 가능한 패션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청바지는 단순한 유행 아이템이 아니라 환경에 막대한 비용을 남기는 제품이다. 앞으로의 패션은 ‘멋’을 넘어 ‘윤리’와 ‘지속가능성’을 함께 담아내야 한다. 소비자의 선택이 결국 패션 산업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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