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장 건강 적신호…프로바이오틱스가 답이 될까?
한국인의 장 건강은 전통적으로 발효식품 덕분에 양호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김치, 된장, 청국장 같은 발효 음식은 유익균을 공급해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 20년 사이 한국인의 식탁은 크게 바뀌었다. 인스턴트·가공식품 섭취가 늘고, 기름진 서구식 식단이 보편화되면서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대한소화기학회에 따르면 장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는 전체 인구의 1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내에는 약 100조 개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이들은 단순한 소화 보조자가 아니라 면역·대사·신경 전달에 깊숙이 관여한다. 장내 세균은 뇌와도 연결돼 있어 ‘제2의 뇌’라 불리기도 한다. 장내 세균이 불균형해지면 소화불량, 변비, 설사뿐 아니라 우울증·불안 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하버드대 연구에서는 장내 세균 구성이 불균형한 사람들의 우울증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40%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프로바이오틱스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 있는 유익균을 직접 섭취해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8주간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복용한 변비 환자의 60%가 증상 개선을 경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모든 제품이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은 균주의 종류와 생존율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적인 균주는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도박테리움이다. 이들은 장내에서 염증을 억제하고, 면역세포 활성화를 돕는다. 하지만 섭취 과정에서 위산에 의해 대부분 사멸되기 때문에, 장까지 살아서 도달할 수 있는 캡슐화 기술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하루 섭취량이 최소 10억 마리 이상 보장되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 단독 섭취보다는 프리바이오틱스와 함께 섭취할 때 효과가 커진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익균의 먹이 역할을 하는 성분으로, 식이섬유·올리고당·통곡물·채소·과일에 풍부하다. 한국영양학회 연구에 따르면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섭취한 그룹은 변비 개선 효과가 단독 섭취 그룹보다 1.5배 높았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건강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알레르기 완화, 체지방 감소, 피부 건강 개선에도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실제 유럽 임상영양학회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섭취한 아토피 환자의 피부 증상이 완화됐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장 건강은 전신 건강의 시작이다. 면역력의 70%가 장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은 장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섭취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인의 장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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